서핑 실력이 잘 안 늘어나는 이유와 인공 서핑장에 대한 생각

 

서핑을 오래해본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실력이 스케이트/스노우보드 등등의 다른 스포츠에 비해 정말 안 늘어 납니다.

여러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서핑은 자기가 하고 싶을 때 할 수 있는게 아니라는 것…

서핑할 시간이 있으면 파도가 없고…파도가 있으면 서핑하러 갈 시간이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어떻게 운이 좋아서 한번 파도가 있는 날 서핑하러 바다에 가서 서핑을 좀 해보려고 하면

보드 위에 앉아있는 시간에 비해 파도를 잡고 제대로된 라이딩을 하는 시간은 정말정말정말정말 적습니다..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제 경우에는 2시간 바다에 나가서 쉬지 않고 서핑을 하는 경우 정말 라이딩을 많이하면 10회정도?

이것도 그럭저럭 라이딩 다 합친 경우에나 그렇죠…제대로된 라이딩만 카운팅 할 경우 3~5회가 전부일 겁니다.
(저는 다른 어느 서퍼들보다 정말 활발하게 움직이는 편입니다..)

특히 서핑 포인트의 다른 서퍼들에 비해 나의 실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경우 이 현상은 더욱 더 심합니다.

어떤 날은 하루종일 타도 제대로된 라이딩 한번 못하는 경우도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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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그래서 이번에는 서핑 실력이 잘 안 늘어나는 이유에 대한 제 생각과 제가 최근에 자주가는 와디어드벤처(Wadi Adventure)라는 인공 서핑장에 대해서 한번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서핑 실력이 안 늘어나는 이유
(부제: 서핑 좀 열심히 연습 하려고 해도 할수가 없는 이유…)

 

첫째 – 서핑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언제나 할 수 있는게 아니다.

이미 위에서 언급했지만 좀 더 자세하게 다시 얘기해볼께요. 우리나라 서퍼분들 대부분이 서핑은 취미정도로만 즐기는 대학생/회사원들이 대부분입니다.

즉, 주말 외에는 시간이 없는 분들이 대부분일거예요.(회사원분들 중에는 주말에도 시간이 없는 분들도 많이 있죠.)

우리나라의 경우 파도가 들어오기에 그리 유리한 위치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의외로 좋은 파도가 참 자주 옵니다.

하지만! 아무리 자주 파도가 생긴다고 할 지언정… 일주일 7일 중 주말 2일에 파도가 생길 확률이 얼마나 될까요?

평균적으로 한달에 3~4일 정도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이 정도면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더 생각해봐야되는 것이 있습니다.

제주도, 남해 쪽을 제외한 대부분의 우리나라 서핑 포인트에서 여름에는 좋은 파도 구경하기가 하늘에 별따기 입니다..(그래서 많은 수도권 거주 서퍼들이 여름에 제주/부산 쪽으로 투어를 갑니다.)

뿐만 아니라 겨울에는 좋은 파도가 많이 생기지만 정말정말 춥습니다. 서핑에 대한 열정이 정말 대단한 저도 2년 정도 겨울 서핑하니 아주 겨울 바다 소리만 들어도 넌더리가 나더군요. 

정말정말 서핑에 너무나 빠져있는 분들 아니면 1/2월은 서핑이 싫어질 정도로 추워서 서핑하기가 어렵습니다.
(역시 제주도는 제외입니다. 겨울에도 꽤 따뜻하거든요. 서핑이 정말 좋으시면 제주도쪽으로 이직을 고려해보세요. 행복하게 사실 수 있을 겁니다.)

 

여기에 한가지 더!

파도가 있다고 자신이 주말에 언제나 시간이 있는게 아닙니다. 누구 결혼식이랴 동창회 모임이랴 뭐 이것저것 참 일이 많이 생깁니다.

이런 이벤트들은 언제나 주말에 잡힙니다. 결국 어떤 때는 좋은 파도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눈물을 흘리며 서핑을 하러 갈 수가 없습니다.

서핑할 시간이 있으면 파도가 없고…파도가 있으면 서핑하러 갈 시간이 없습니다…

바로 이게 서핑이 주는 고문이면서 기쁨이기도 합니다. 오랜 기다림 끝의 서핑을 했을 때의 그 황홀함이란…

 

 

둘째 –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주말에 파도가 있어서 어떻게 가긴 갔는데 파도가 너무 안 좋다..ㅠgisamoon10

파도가 있다고 서핑 영화에 나오는 것처럼 언제나 파도가 좋은게 아닙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상 한국에서 10일 중 5일 이상은 파도가 만족스럽지 못 했습니다.(비단 한국뿐만이 아닙니다. 세계 어느 나라에 가서 서핑을 하든 파도가 언제나 만족스러운 것은 아닙니다.)

파도가 안 좋은 경우 일단 파도를 잡기가 어렵고, 게다가 파도를 잡는다고 해도 라이딩할 길이 안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덤프이거나 파도의 경사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경우 등등…)

열심히 연습하고 싶어도 못하는게 되는거죠…ㅠ

 

셋째 – 시간도 맞고 파도도 딱 좋은데 막상 가니 잘타는 서퍼들한테 파도를 다 뺏긴다.ㅠgisamoon11

파도가 좋은 날은 당연히 서퍼도 많기 마련입니다. 그 많은 서퍼들 중에 자기보다 잘 타는 사람은 분명 있기 마련이죠.(자신이 켈리슬레이터나 그에 버금가는 서퍼가 아닌 이상)

이렇게 자신보다 잘 타는 서퍼들은 상대적으로 움직임이 활발하고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가만히 있으면 자신에게 올 파도를 이런 활발한 서퍼들이 가져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 또한 활발하게 움직여서 파도를 잡아야하는데 이렇게 활발하게 움직이다보면 정작 파도를 잡을 기회가 왔을 때는 힘이 빠져서 파도를 놓치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그래서 파도도 잘 못잡고 연습할 기회도 줄어듭니다.ㅠ

  

넷째 – 사람이 너무 많아서 라이딩할 길이 없다.ㅠgisamoon12

위의 경우와는 조금 다른 경우예요. 자기보다 잘 타는 사람이 많은게 아니라 포인트가 초보들로 인해 심하게 붐비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특히 초보분들이 딱 타기 좋은 사이즈인 1미터 내외의 파도가 생기는 날은 정말 바다에 수십명의 서퍼가 떠있습니다.

이런 곳에서 서핑하다 보면 초보들의 드랍인이 난무하고 라이딩 좀 제대로 해보려고 하면 앞에서 초보들이 길을 막고 있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잘 피해가면 되기는 하겠지만 자신이 그 정도의 실력이 안 될 수도 있고 피해갈 실력이 된다 하더라도 이리저리 피하다보면은 라이딩이 어려워집니다.

결국 제대로된 파도를 잘 잡아도 제대로된 라이딩을 못합니다.ㅠ

  

다섯째 – 조류가 심해서 패들링만 하다가 파도 잡으려니 힘이 빠져서 못잡는다.ㅠgisamoon14

대부분의 어느 정도 사이즈의 파도가 있는 서핑 포인트는 조류가 있습니다. 조류가 있으면 파도가 깨지는 부분으로 지속적으로 패들링해 나가지 않는 이상 브레이크 포인트에서 계속 멀어집니다.

어떻게서든 위치를 고수한다고 하더라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파도 잡을 기회가 왔을 때 패들링이 딸려서 파도를 놓치는 경우도 정말 많습니다.

게다가 조류가 정말 심한 곳에서 서핑을 하다보면 괜히 두려움이 앞서죠. 그리고 이런 심리적인 불안감은

서핑을 하는데 굉장히 큰 악영향을 미칩니다.(서핑을 할 때는 언제나 자신감이 충만해 있어야 합니다.)

  

여섯째 – 파도가 내 실력에 비해 너무 크다.ㅠㅠbusan1

바다는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어떤 날은 파도가 내 실력에 비해 너무 크거나 파워풀합니다. 특히 우리나라 늦가을/겨울 동해쪽에는 무지막지한 파도들이 자주 생깁니다.

파도가 아무리 좋더라도 너무 크면 파도를 잡은 상황에서도 테이크 오프가 두려워지곤 합니다. 그래서 라이딩을 못하구요.

 

바로 이런 이유들 때문에 서핑 실력이 자기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디게 늘어납니다. 어떤 때는 정말 몇달 간 서핑을 못할 때도 있고 어떻게든 매주 서핑을 한다고 해도 전혀 실력이 안 는것 처럼 느껴져 좌절을 할때가 참 많습니다. :-( 

바로 이렇게 여러차례의 좌절을 느끼다 보면 한강에 파도가 치는 환상이 보이기도 하고 매일 밤마다 파도를 타는 꿈을 꾸기도 하며… TV를 보다가 배경에 바다가 보이면 파도가 있는지 없는지부터 유심히 살펴보고…여름에 친구들과 워터파크에 놀러가면 파도풀에서 어떻게든 서핑을 할 수 없을까 하는 고민도 합니다. (ㅎㅎ저만 그런건가요?)

 

바로 이러한 서퍼들의 좌절과 고통(또는 망상?)을 어느정도 해소시켜줄 수 있는 곳이 바로 인공 서핑장 와디 어드벤처입니다. 

 

먼저 간략하게 와디어드벤처에 대해서 소개하자면 아랍에미레이트의 알아인(두바이에서 차량 2시간 거리)이라는 도시 외곽에 위치해 있고 서핑 외에도 카약/래프팅/짚라이닝/월클라이밍 등등의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야외 공간입니다.

이 나라 대중교통이 워낙 불편하고 저렴하지도 않기에 와디어드벤처에 갈 수 있는 가장 쉽고 저렴한 방법은 두바이나 아부다비 시티에서 차량을 렌트해서 가는 것입니다. 가장 저렴한 차량의 경우 하루 3만원정도에 렌트가 가능하며 기름값은 소형차 기준 왕복 4시간 1만 5천원 정도 소요됩니다. 기름 값이 많이 싸죠?ㅎㅎ 찾는 것은 구글 네비게이션 앱에 wadi adventure를 검색하셔서 찾아가면 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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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핑풀의 경우 시간당 6명까지 입장 가능하며 파도의 레벨은 1(초급)부터 6(상급)까지 고를 수 있으며 파도의 방향은 라이트/레프트/A프레임/클로즈아웃 섹션을 고를 수 있습니다.

파도의 크기는 최대 3미터까지 생성 가능합니다.(라고 하는데 실제로 보기엔 2미터 정도쯤. 테이크 오프 섹션에서 헤드를 약간 넘는 정도.) 

운영 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시간대마다 파도의 종류가 다를 경우가 있으니 반드시 전화로 문의해서 확인해야 합니다. (밤에 서핑하는 기분이 참 묘하더군요. 처음 가보시는 분들은 저녁 7시 세션을 추천드립니다.)

*주말의 경우 최소 한 달 전에 예약을 해야되고 주중의 경우에는 최소 3~4일 전에는 미리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 이메일 예약만 가능(영어) 이메일 주소: reception@wadiadventure.ae)

자, 그렇다면 이 인공서핑장이 어떻게 “서퍼들의 좌절과 고통”을 해소시켜줄 수 있는지 한번 차근차근 얘기해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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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서핑은 자기가 하고 싶다고 언제나 할수 있는게 아니다?

인공 서핑장에서는 가능합니다. 금전적인 뒷받침만 된다면요. 열흘 동안 이 곳에 머무르면 이론상으론 하루에 10시간 이상씩 총 100시간 동안 서핑할 수 있습니다. 단 열흘 동안요. 

둘째, 파도가 안 좋다?

인공 서핑장에서 파도를 안 좋게 만들 이유가 있을까요..? 파도는 정말 좋습니다.ㅎㅎ 정말 몇번 타다보면 이곳이 천국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 입니다.

셋째, 자신보다 잘 타는 서퍼가 많다?

전혀 상관 없습니다. 이 곳 서핑 풀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세계 서핑 파도풀에서는 최대 입장 인원을 제한하고 있으며 실력에 상관 없이 한 파도에 한명씩 차례대로 타야 합니다.

넷째, 서퍼들 의해 심하게 붐빈다?

초보 포함 최대 6명까지 입장 가능합니다. 초보가 라이딩 길을 막는 경우는 전혀 없습니다.

다섯째, 조류가 심하다?

인공 서핑장에서 무슨 이유로 조류를 심하게 만들어 놓을까요? 가끔 파도가 지나간 후에 빨아들이는 힘에 의해서 조금 밀리기는 하지만 바다의 조류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닙니다.

여섯째, 파도가 내 실력에 비해 너무 크다?

레벨1-6중 자신의 실력에 맞게 고를 수 있습니다.(물론 풀에 입장한 다른 서퍼들과 어느정도 협상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게다가 파도의 종류도 A프레임, 클로즈 아웃 섹션 등으로 고를 수 있습니다.

 

 

 

위 영상은 와디어드벤처에서 카메라를 삼각대에 세워놓고 저의 라이딩을 찍은 영상입니다.

이 날은 저 외에 서핑풀에 아무도 없었기 때문에 약 20분정도 찍었는대도 불구하고 라이딩을 10회정도 했습니다. 바다에서 2시간 동안 3~5번 라이딩하는 거에 비하면 참 많이도 탔죠.

풀이 6명 모두 꽉 차는 일은 거의 없거니와(이제까지 10회 이상 다녀왔지만 최대 많은 인원은 4명이였습니다) 6명이 된다고 하더라도 A프레임 파도를 만들어서 타면

한 파도에 두명씩 나눠 탈 수 있기에 기다리는 시간이 그리 길지는 않습니다.(90초에 파도 1개가 생성됨)

영상의 파도는 레벨4-5입니다. 유심히 본 분은 알 수 있겠지만 파도의 경사가 그리 급하지는 않습니다.
(이것이 중상급 이상 서퍼들에게는 단점으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또 어찌보면 연습의 기회가 될지도…)

파도가 그리 길지는 않지만 원하는 스킬을 연습하기에는 충분한 길이 입니다.

 

이렇게 좋은 서핑 연습장에 제가 매일 못 가는 이유가 단 한 가지 있다면 바로 어이없는 가격정책 때문입니다…

 

일단 입장료가 100디르함(한국돈으로 3만원)입니다.
(2013년 9월부로 입장료가 100디르함에서 50디르함으로 변경되었습니다. 할인 받을 경우 25디르함)

입장료가 다가 아닙니다. 서핑풀에서 1시간 서핑하기 위해서 다시 100디르함(3만원-보드 렌탈비 불포함-렌탈비 50디르함)을 내야되요.

즉 이 곳에서 1시간 서핑하려면 약 4만 원…

요새는 여기저기서 할인받을 수 있는 곳이 생겨서 입장료는 25디르함(8천원)에 가능합니다.

입장료가 아까워서라도 2시간 타면 7만 원이네요. 바다에서 타는 것처렴 열심히 3시간 쭈~욱 타면 10만원!
(사실 전 이 곳에서 2시간만 타도 좀 버겁더라구요… 워낙에 라이딩을 계속하게 되니…)

풀을 통채로 사는 경우 600디르함(약 18만원)이며 이 경우는 평일이라도 최소 1~2주 전에는 예약을 하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무시무시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이 곳에 가끔씩 갈 수 밖에 없게 되는 것은

바다에서 하루 종일 타는 것보다 여기서 1시간 타는게 더 낫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바다에 파도가 있는 날 여기와서 파도타는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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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경우에는 바다에 파도 있을 때마다 나가서 제가 할 수 있는 기술들로 열심히 타면서 즐기고

이 곳 Wadi Adventure에서는 잘 안되는 기술들을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갈고 닦는 방식으로 서핑을 하고 있습니다.

이 곳 Wadi Adventure도 짧은 파도 길이나 낮은 파도의 경사와 같은 단점이 존재하기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완벽한 공간은 아닙니다.

이 곳 UAE에 사는 어떤 서퍼들은 여기서 서핑을 하는 것이 돈낭비라고 하기도 해요.ㅎㅎ

하지만 저는 서핑이 자신의 인생에 정말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면 아랍에미레이트에 올 기회가 있을 때 돈을 좀 써서라도 이 곳에서 연습하는 것이 정말 좋은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제가 무리해서라도 가끔씩 이 곳에서 서핑을 하는 이유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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