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핑 포인트 사유화(privatisation)에 대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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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휴가+서핑트립으로 가게될 몰디브(Maldives) 서핑 포인트에 대해서 알아보면서 상당히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게됩니다. 

maldives

몰디브에는 (수십 개의 서핑 포인트 중) 세계 정상급 파도가 생기는 서핑 포인트가 약 5개 정도 있는데 몇 년 전부터 이 중 2개의 포인트(Pasta, Lohifushi)로는 일부 호화 리조트(Chayaa Dhonveli 등)에 묵는 숙박객 외에는 육해로 모두 접근이 금지되었습니다. 이는 이 리조트들이 해당 서핑포인트를 사유화(Privitisation)했기 때문인데 이렇게 사유화된 서핑 포인트는 리조트의 사유지로서 몰디브 법으로 엄격하게 보호를 받습니다.(타 국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로컬스팟에 대한 텃새 수준이 아닙니다.) 

몰디브 서핑

이에 따라 위 리조트에 머물지 않는 이상 심지어 몰디브 로컬 서퍼들도 이 곳에서 서핑을 할 수 없는데 실제로 몇 년 전에 이러한 서핑 포인트 사유화에 반대하는 몰디브 로컬 서퍼 두 명이 이 곳에서 서핑을 시도하다가 몰디브 해경에게 체포된 일화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에는 몰디브 정부의 서핑 포인트 사유화 움직임에 반대하여 이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상을 촬영하다가 호주인 3명이 체포된 적도 있습니다. 이 정도면 얼마나 엄격하게 해당 법이 적용되고 있는지 아시겠죠?

이러한 몰디브의 서핑포인트 사유화에 대해서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저는 어떻게 생각 하냐구요? 전 절대적으로 서핑포인트 사유화에는 반대였습니다. 다양한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로
‘서핑 포인트 사유화는 서핑을 일부 극소수의 그룹만이 즐길 수 있도록 만들어 버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런 몰디브의 서핑 포인트 사유화에 대한 저의 생각을 주위 사람들에게 마구 전파하며 다니다가 하루는 지인에게 이런 얘기를 들었습니다. 
몰디브가 이런 짓?을 하는 건 다 이유가 있다고 말이죠.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몰디브는 약 1,200개의 아주 낮은 섬으로 이루어진 나라인데 섬의 대부분이 해수면에서 약 1~2m 높이밖에 되지 않으며 가장 높은 곳도 3m 수준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런데 지난 수년간 발표된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몰디브 해수면이 매해 약 1cm정도 상승하고 있어 결과적으로는 100~200년 후에는 몰디브가 아예 해수면 아래로 잠겨 사라져버릴 것입니다. 이 연구결과에 대해서 논란의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몰디브 정부측에서는 이 연구 결과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이에 대비해 지난 수년간 다양한 대책을 취해온 것이 사실입니다. 서핑 포인트 사유화 정책도 이러한 대책의 일환일 가능성이 높구요. 저처럼 여행 가서 몇푼 쓰지도 않고 돌아가는 서퍼 100명이 오는 것보다는 한 명이 오더라도 수백, 수천만원씩 쓰고 가는 갑부 서퍼가 오는게 아무래도 관광수입을 벌어들이는대에 유리할 것이며 이러한 관광수입으로 몰디브 정부는 몰디브가 지구상에서 사라질 날을 대비해 외국에  땅을 사 놓아야하니까요.

몰디브 서핑

이전까지만해도 (돈 있는 사람만 좋은 곳에서 서핑하게 만드는 법을 만든) 몰디브 더러워서 서핑하러 안 간다…하는 생각을 했다가 이 얘기를 들으니 갑자기 호기심이 생기더군요. 그래서 이번에 마음을 바꿔 한번 가보기로 했습니다. 가서 어떤 곳인지 한 번 제 눈으로 봐야될 것 같습니다.(곧 업데이트될 몰디브 서핑 트립 이야기 기대해주세요^^)

그런데 서핑 포인트 사유화라는 것이 사실 몰디브와 같이 먼나라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닙니다. 그럼 어디에서 또 이런 일이 있냐구요? 놀랍게도 몇 년 전에 한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현재 진행형인지도 모르겠네요.) 

그 때의 일을 간략하게 말씀드리자면…2012년 여름 어느날이였습니다. 여느때와 같이 양양의 한 서핑 포인트에서 서핑을 하는데 평소에 주로 서핑을 하는 쪽에 브레이크가 잘 안생기더군요. 그래서 패들링을 해서 같은 포인트의 다른쪽 브레이크로 패들링을 해서 이동했습니다. 그런데 그 쪽에서 강습을 하던 한 서핑샵의 강사가 저한테 여기에서 서핑을하면 안되니 다시 원래 있던 곳으로 돌아가더라고 하더군요.
왜 그러냐고 물어봤더니 그 해 여름동안 그 쪽 바다를 임대했기 때문에 자신이 속해있는 서핑샵에서 배우는 사람 아니면 그 곳에 서핑을 할 수 없다고 하더군요.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너무나 당당하게 말을 하길래 한 번 속는 셈 치고 평소에 서핑을 하던 곳으로 돌아와서 서핑을 했습니다.

기사문

나중에 해당 세션을 끝내고 물 바깥으로 나와서 이에 대해 조금 알아보니 그런 법(바다 임대 또는 소유)은 우리나라에 없다고 하더군요. 해수욕장의 해변(모래사장)을 임대할 수는 있어도 바다를 임대할 수는 없으며 해수욕장을 임대하는 것도 단기 임대로서 사유권과는 다르기 때문에 해수욕장에서 무언가를 사고팔 수는 있지만 누군가가 이 해수욕장에 접근하는 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해당 법에 대해서는 저도 100%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 잘 아시는 분이 계시면 댓글로 정보 부탁드리겠습니다.)
사실이 어떻든간에 이 서핑샵에서 그 해 여름 계속 이런 식으로 운영하자 다른 서핑샵들과 충돌이 있었고 그 해 여름 정말 웃지못할 해프닝들이 있었습니다. 다 지나간 일이니 그 당시 일어난 일에 대해서는 이 정도로 줄이도록 하겠습니다. 

이렇듯 서핑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성 때문에 정도의 차이는 있더라도 서핑 포인트를 사유화를 하려는 개인/그룹이 어디에나 언제나 있기 마련입니다. 다른 예로서 로컬 only 포인트 라는 것도 법으로 정해진 사유화는 아니지만 특정 그룹의 힘에 의해 이루어진 사유화의 한 형태로 봐야겠죠. 몰디브와 같이 리조트가 특정 서핑 포인트를 사유화 하는 것이 불합리하다고(또는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다면 로컬 only 포인트를 만드는 것도 같은 잣대로 봐야할까요? 

뿐만 아니라 국내에서 몰디브와 같이 극단적인 형태의 서핑포인트 사유화가 생길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만약 특정 그룹에 의해 이와 비슷한 일이 진행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대처하실건가요? 그냥 “그러려니…” 하고 넘어가실건가요? 아니면 저처럼 “더러워서 안 가고 말지.” 해버릴 건가요? 아니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대처하실건가요?

이러한 서핑 포인트 사유화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하든 어떤 결정을 내리든 그것은 여러분의 권리이지만 여러분 하나하나의 결정과 행동이 모여 많은 것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알고 계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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